어제에 갇힌 오늘 발을 디딜 때마다 뒤에서 끌어당기는 손이 있다,이미 지나온 길인데도 나는 자꾸 돌아본다.그날의 말, 놓친 눈빛, 서툰 웃음 하나가지금의 숨을 짧게 만든다.사람들은 앞으로 가라 하지만내 안의 나는 늘 그날에 묶여,오늘을 살면서도 어제에 갇혀 있다. 창작실험실 2025.06.26
과거가 나를 쫓아온다 가만히 있던 오후, 문득 마음 한쪽이 저려왔다. 그날의 말, 그 표정, 그 침묵이 갑자기 떠올랐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수는 기억보다 끈질기다. 문득 고개를 들면, 그 순간이 저만치서 날 보고 있고, 외면하면 등 뒤로 바싹 다가왔다. 사람들은 괜찮다고, 이미 지난 일이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아직 끝나지 않은 장면이었다. 마치 반복 재생되는 영상처럼, 과거는 내가 눈 감을 때마다 다시 시작되었고, 난 그 속에서 매번 같은 후회를 다시 느껴야 했다. 창작실험실 2025.06.26
숨 쉬는 것만으로도 벅찬 하루 오늘은 숨 쉬는 것만으로도 벅찼다.가슴 한 켠이 답답하고, 발걸음은 무겁고,세상이 온통 회색빛으로 내려앉은 듯했지만,그래도 나는 아직 여기 서 있고,조용히 나를 지키며 한 번 더 숨을 내쉰다.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히 살아낸 것이다 창작실험실 2025.06.20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는 마음들 어느 날, 흐릿한 기억 속에서 눈물을 흘리던 내 마음이 사라질까 두려워, 나는 낡은 노트에 한 줄을 썼다; “그날 느꼈던 슬픔이 나를 살렸다”고, 그 한 줄이 바람에 흩어지지 않고 내 안에 오래도록 머물러, 나를 붙잡아주었고, 그렇게 나는 오늘도 잊지 않기 위해 다시 펜을 든다. 창작실험실 2025.06.20
불안은 늘 내 옆에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놀라지 않는다 밤이 깊어질수록 불안은 조용히 내 옆자리에 앉았다, 처음엔 낯설고 무서워 도망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그 불안과 함께 숨 쉬는 법을 배웠다; 불안은 더 이상 나를 흔드는 폭풍이 아니라, 잔잔한 파도처럼 나의 하루를 적시는 친구가 되었고, 나는 그 옆에서 여전히 떨리지만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창작실험실 2025.06.20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피어나는 꽃은 외롭지 않을까 아무도 찾지 않는 폐가 뒤편, 금이 간 담벼락 틈에서 이름 모를 꽃 하나가 피어 있었다. 햇빛은 반나절쯤만 스치듯 다녀가고, 바람은 늘 그 자리를 잊은 듯 조용히 지나쳤다. 사람도, 새도, 벌도 들르지 않는 그 고요 속에서 꽃은 묵묵히 피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않는 자신의 색을, 향을, 생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것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외로운 걸까, 아니면 오히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유로운 걸까. 창작실험실 2025.06.18
마주치지 않아 다행이었고, 마주쳤기에 슬펐다 발걸음이 어긋나길 바랐고어긋난 끝에 다시 마주친 순간웃음보다 먼저 가슴이 내려앉았다피해도 그리웠고, 만나도 아팠던 이름다행과 슬픔이 동시에 고개를 들던 그날 창작실험실 2025.06.18
비가 그친 자리엔 아직 울지 못한 마음이 남아 있다 비는 그쳤지만, 마음엔 아직 웅크린 구름 하나울음을 삼킨 채 머뭇대는 감정들만 남아젖은 땅 위에 조용히 내려앉는다빗방울보다 조용한 눈물이 흘러간 자리에나는 아직, 울지도 못한 채 서 있다 창작실험실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