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호로 향하던 엘리베이터 안, 'B1' 아래에 낯선 버튼 하나가 있었다. ‘-1’. 장난처럼 눌렀을 뿐인데, 문이 열리고 나서야 눈치챘다. 오늘이 어제와 똑같다는 걸. 처음엔 재밌었다. 실수는 없애고, 고백은 되돌리고, 상처는 피해갔다. 완벽한 하루를 만들 수 있다 믿었으니까. 하지만 백 번째쯤 되는 오늘 아침, 그는 문득 알았다. 후회 없는 하루는 반복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단 한번 살아내는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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