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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늘 내 옆에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놀라지 않는다

밤이 깊어질수록 불안은 조용히 내 옆자리에 앉았다, 처음엔 낯설고 무서워 도망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그 불안과 함께 숨 쉬는 법을 배웠다; 불안은 더 이상 나를 흔드는 폭풍이 아니라, 잔잔한 파도처럼 나의 하루를 적시는 친구가 되었고, 나는 그 옆에서 여전히 떨리지만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창작실험실 2025.06.20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피어나는 꽃은 외롭지 않을까

아무도 찾지 않는 폐가 뒤편, 금이 간 담벼락 틈에서 이름 모를 꽃 하나가 피어 있었다. 햇빛은 반나절쯤만 스치듯 다녀가고, 바람은 늘 그 자리를 잊은 듯 조용히 지나쳤다. 사람도, 새도, 벌도 들르지 않는 그 고요 속에서 꽃은 묵묵히 피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않는 자신의 색을, 향을, 생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것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외로운 걸까, 아니면 오히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유로운 걸까.

창작실험실 2025.06.18